안녕하세요? 박사님 저는 서울에 사는 캐서린입니다. 결혼한지 한달 됐는데 시어머니가 매주 한번 안부전화를 하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가족모임 식당 예약도 저보고 하라고 시킵니다. 왜 며느리가 식당예약을 해야하며, 왜 안부전화를 해야하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정말 하기 싫은데 저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 캐서린, 정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군요. 아마 이 문제로 주변 친구들에게 조언을 구하면 "며느리가 가정부냐? 가만 좀 놔둬라. 궁금하면 시어머니가 먼저 전화하라고 해라. 초장부터 이런걸 바로잡아야 나중에 편하다. 시어머니를 그냥 옆집아줌마가 또 뭐라고 하는갑다 생각해라. 효자는 셀프다. 아들보고 전화하라고 해라. 단톡방에도 나오고 연락 끊어라." 등등의 조언을 듣게 될 겁니다. 그렇게 공감해주는 친구들의 말을 들으면 힘이 나고 고맙죠?
아마 본인도 본인의 가치관과 시어머니의 가치관이 다르고, 시어머니의 가치관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서 상담을 청한거겠지요. 그런데 시어머니의 가치관은 잘못되지 않았어요. 놀랍죠? 아니, 저게 정상이라구? 매주 한번 전화하라고 하는게 지금 2026년도에 정상인거라구요??
저런 문제는 정상/ 비정상의 문제가 아니에요. 이 문제는 <이익에 관한 문제>일 뿐이에요. 義의 문제가 아니라 利의 문제에요. 만약에 시어머니가 매일 며느리에게 카톡해요. 밥먹었냐? 잘 잤냐? 그러면서 용돈하라고 매일 100만원씩 카톡으로 송금해줘요. 가방 사고 맛있는거 사먹어라. 그러면서 한달에 3천만원을 용돈으로 준다고 했을때 이런 시어머니가 정상일까요? 매일 100만원씩 주는 이상한 시어머니가 본인에게 '고민거리'가 될까요?
친구한테 상담해보세요. "야야, 우리 시어머니가 매일 100만원씩 용돈을 주는데 이거 좀 문제있지 않냐? 비정상 아니냐? 왜 이러냐? 너네 시어머니는 어때? 용돈 안 주지 않냐? 왜 이러는거야? 도대체. 초장에 바로 잡아야하지 않을까? 돈 부치지 마라고 선언하고 단톡방도 나올까? 왜 우리 시어머니만 이러냐? 다른 시어머니들은 아무도 용돈 안 주는데. 심지어 이번달에는 벤츠 하나 사라고 8천만원을 보냈더라. 야 우리 시어머니 너무 이상한 사람 아니냐? 내 가치관이랑 너무 달라서 괴롭다. 이혼하고 싶어."
그러면 친구가 뭐라고 할까요? "어, 그래 너네 시어머니 문제 많네. 정상 아니다. 미친 거 아니냐? 요새 누가 그렇게 사냐? 너네 시어머니 말고 아무도 없어."라고 할까요?
결혼이라는 이벤트로 파생되는 가치관의 충돌문제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부분 <이익에 관한 문제>입니다. 결혼 자체가 무형의 계약으로 이미 義의 문제가 아니라 利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성욕, 번식욕, 재물욕, 안정욕 등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이벤트가 결혼) 욕망을 동력삼아 결혼했는데 본인에게 이익이 안되는 행동을 강요받으면 이걸 <가치관의 정상/비정상>의 문제로 둔갑시켜서("우리 신랑/와이프가 정상이냐?") 주변에 지지를 얻으려고 하죠. 정상/비정상의 문제가 아니에요. 내가 정상이고 상대가 비정상인것처럼 보여지고 싶지만 그렇지 않아요. 저도 작년에 일산에 사시는 박 선생님에게 삼각대 중고거래를 하면서 제 가치관에 크게 어긋나는데 나에게 이익이 되는 상황에서 나도 모르게 나의 가치관을 스스로 짓이겨버린 적이 있어요. 스스로 상당히 놀랐죠.
시어머니가 매주 전화시키고 식당예약하라고 부려먹는게 <나의 이익이 되지 않음>이기 때문에 괴로운 겁니다. 나의 <가치관>과 배치되더라도 나에게 이익되면 나의 <가치관>을 슬그머니 뒤로 밀어넣는게 인간이에요. 이익의 문제는 이익의 관점에서 판단하면 돼요.
시어머니의 요구를 거절하고 손절하고 인연 끊는 것이 나의 이익에 부합된다면 그렇게 하면 됩니다. 나에게 도움 안되는 귀찮은 친구 번호를 차단하는 것과 같은 행위일 뿐입니다. 시어머니와의 관계가 단절되면서 나에게 생길 불이익의 크기가 크다면 시어머니의 요구를 들어주면 됩니다. 본인의 <이익>에 따라 행동하세요.
그리고 이익에 따른 행동을 할때 흑/백의 극단적인 포지션을 취하는 사람이 되진 마세요. 정치인이나 언론인들 중에 그런 극단적인 사람이 많죠. '중국에 왜 그렇게 저자세로 외교하나요?'라고 물을때 "그럼 베이징에 폭탄이라도 날릴까요"라고 받아치는 사람이 되지 마세요. 식당에 손님이 싱거워요~했을때 다가가서 소금통을 들이붓지 마세요. 이 세상에는 흑과 백의 색상만 있는게 아니라 윈도우그림판에만해도 256가지 색상이 있어요. 꼭 시어머니의 요구를 100% 들어줄 필요도 없고 절연할 필요도 없어요. 정상/비정상의 논리에서 벗어나서 이익의 관점에서 본인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색상을 고르세요. <b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