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잔을 들고 있는데 술을 콸콸콸 부으면 술이 넘치고
술잔 들고 있는 사람은 짜증이 난다.
술을 부어주는 사람도 짜증이 난다. 아니 이걸 왜 다 못 받냐?
술낭비, 에너지낭비, 시간낭비.
환자 티칭, 도제식 수업은 수용자의 <잔의 용적>을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해야한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술을 달라고하지도 않았는데 술병 까는거.
어떤 술을 얼마나 원하는지부터 물어보고 까야지.
"제일 바라는 게 뭐에요?"부터 시작해야지.
환자가 원하는건 치어리딩인데("당신의 청춘의 소중한 감정을 응원합니다"같은 밑도끝도 없는 공감과 지지) 그때 사시미로 감정발골해버리면 서로 미친 놈 된다.
시내에 100만원짜리 자전거를 그냥 세워두었다. 도둑맞았다.
1번 "아유 나쁜 놈들. 아이고 얼마나 감정의 고통이 심하십니까? 당신이 맞아요. 당신 너무 착해요. 응원합니다. 에라이 벼락맞을 놈들! 걔들이 나쁜놈, 너는 착한 놈. 넌 잘못 하나도 없어! 자전거는 계속 자물쇠 없이 세워도 됩니다. 그게 맞는거에요. 응원합니다. 권선징악. 언젠가는 보답이 올겁니다."
2번 "자물쇠를 왜 안 잠궈놨어? 바보야? 다음부터 잠궈. 수업료 낸거다. 세상에 토끼들만 사는 줄 알았냐?"
2번은 듣기싫다. 특히 철없는 경우에는 더더욱.
"왜 날 비난하냐? 이거 내가 잘못한거야? 안 잠궜다고 훔쳐가는 세상이 잘못된거지. 내 잘못이야?"
세상에는 착한놈/나쁜놈만 있는게 아니라
착하면서 현명한 사람/ 나쁘면서 현명한 놈
착하면서 안 현명/ 나쁘면서 안 현명한 놈
선악과 지혜는 다른것이고 선한데 지혜가 없으면 피해망상으로 가기 딱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