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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씨가 지난 3월 16일 오후, 지소 옥상에 쭈그리고 앉아 유선케이블을 수리하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3월 15일 점심시간이었다. 김씨는 주방에서 된장찌개를 녹이며 요리를 하고 있었고 당시 옆방 아저씨는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있었는데, 한참 시청하던 도중 방송이 나오지 않는 사태가 발생했따.
리모콘으로 채널을 돌려보던 옆방 아저씨는 모든 방송이 다 안 나오는 것을 확인하고 티브이를 끄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며 김씨에게 이렇게 말했다.

"김샘, 테레비 안 나오는거 알아요?"
(번역: 테레비 안 나오니까 니가 한번 고쳐볼래?)

계란후라이에 몰입해있던 김씨는 계속 요리에 매진했다.

2시간마다 TV를 켜보던 옆방은 고개만 갸웃거릴 뿐, 원인을 찾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

이튿날 김씨는 옥상에 올라가 절단된 케이블을 찾아내 직접 수리에 들어갔다. 물론 옆방은 옥상에 올라가지도 않았고, 연장을 찾는 김씨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거 사람 불러야할 껄요."

약 1시간의 작업 끝에 김씨가 케이블을 연결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TV가 잘 나오는 최적의 조건을 찾기 위해 수차례 옥상과 관사를 오르내렸다고 한다.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김씨는 "고쳐서 다행이지만, 씁쓸하다. 내 생애에 저렇게 싸가지 없는 인간은 처음본다. 지가 테레비 보다가 안 나왔으면 고치려고 해야지 왜 나보고 테레비 안 나오는거 아냐고 묻는지 모르겠다. 항상 이런 식이다. 지는 넌지시 말만 해놓고 나보고 다 하라는 거다. 오늘도 내가 케이블 수리한다고 하자, 사람 불러야된다고 호들갑만 떨고 정작 사람을 부르지도 않는다. 지난번에 가스렌지 폭발한다고 호들갑 떨길래 그럼 바꾸면되지라고 했더니 나보고 보건소에 전화해보란다. 참내 어이가없어서."라며 우울한 심경을 밝혔다.

한편 김씨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ASDS환자(Acquired Sagaji Deficiency Syndrome 후천성 싸가지결핍증후군) 연구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기산면/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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