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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석은 2005년 6월 23일밤 이렇게 말했다.

"대한민국 배우들, 돈 너무 밝혀요. 이건 영화계 전체가 돈 벌어서 몇몇 스타들에게 갖다 바치는 꼴입니다. 이러다가는 영화계 전체가 공멸할 겁니다. 내가 배우들의 ‘공공의 적’이 되더라도, 내가 2~3년 영화 못 만드는 한이 있더라도 이건 고쳐야 합니다.”


강우석이 지적한 것은 제작사와 배우가 소속된 매니지먼트사가 공동제작하는 분위기가 심화되고 있고, 매니지먼트사에서는 무려 50%..그러니까 제작사와 반땅을 하자고 나온다는 것이다.
물론 제작비의 50%를 투자한 기획사라면 제작사와 반땅하는 것이 정당하다. 하지만 그들이 한 거라고는 배우를 출연시키는 것 밖에 없고 출연료도 따로 지급하는데도 제작사의 수익을 절반을 내놓으라는 것은 강도짓과 다름없다. 이게 강우석의 논리.


그러면서 강우석은 최민식과 송강호를 끌어들인다. 실명을 보도하도록 유도한 것!! 나는 강우석이 최민식과 송강호랑 거의 호형호제하며 막역한 사이일 것으로 추정한다.

강우석은 인터뷰 초반 자신의 말대로 영화제작가협회의 총대를 맨 것 같다.

다음날 송강호와 최민식은 이렇게 발표한다.

"쟁점적인 사안들에 관해서 모든 매니지먼트사와 배우가 전혀 그렇지 않다라고 말할 수는 없다"
(즉 매니지먼트사가 영화제작사의 지분을 요구한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민식과 강호를 돈만 밝히는 무책임하고 상식이 없는 배우로 전락시켰다. 배우에게 씻을 수 없는 매우 큰 상처와 섭섭함을 안겨 주게 된다는 사실을 잊으시면 안된다. 그러므로 매도해버린 강우석씨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하는 바이다."

"저희는 오늘 싸움을 하려고 이 자리에 모인 것이 절대 아닙니다"

"제작자 협회와 가칭 매니지먼트협회와의 문제 사이에 저희가 어떠한 역할을 하려는 것은 더 더욱 아닙니다."

위의 마지막 문장을 주목하자.
이게 이번 사태의 핵심문장이다. 사실 이번 사건은 송강호와 강우석의 싸움이 아니라 제작사와 연예기획사 간의 알력다툼일 뿐이다. 그리고 강우석이 총대를 맸고 매니지먼트사를 상대로 한판 해야겠는데, 뭐 인지도 없는 기획사사장을 걸고 넘어질 수는 없고 대신 평소 절친한 민식이와 강호를 상대로 프로레슬링 한판 한 것이다. (사실 민식가 강호같은  대배우들이 이번 사태로 이미지는 약간 실추되겠지만 연기생활에는 지장없을 것이다. 왜냐. 그들은 실력도 탄탄한 그야말로 한국의 톱클라스 배우거든...)

그리고 찌라시언론들은 3일동안 좋은 먹이감을 만난 미친 하이에나처럼 떠들고 다녔다. 강우석과 송강호가 싸우다니. 이 얼마나 좋은 먹이감인가!! 미친 하이에나들이 좀 진정되고 약발이 떨어질 즈음 강우석이 나선다.

29일 밤, 강우석은 "민식아 강호야. 정말 미안하다. 진심으로 사과한다. 이 둘은 대배우들이며 내가 책임져야할 일이 있다면 책임지겠다."고 사과해버린 것이다.

와, 이건 정말 멋진 카운터펀치다. 사과요구를 받은 직후 강우석은 최민식과 송강호에게 사과했다. 이번 사건의 유일한 패자는 연예기획사들이다.

아마 오늘밤 강남 룸살롱에서는 강우석이 최민식과 송강호에게 한턱 거하게 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민식아, 형이 미안해. 일부러 그런거 아닌거 알잖냐. 이렇게라도 해야지 우리도 먹고 살거 아니냐. 인생 뭐 있냐. 오늘 먹고 죽자."

나는 송강호, 최민식 정도 되는 거물배우이라면 출연료 5억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작비의 50%를 댄것도 아닌 기획사들이 제작사에게 흥행지분의 절반을 요구하는 몰상식한 짓은 용납할 수 없다.

120억짜리 영화에 출연하는 송강호의 5억의 캐런티는 정당하다. 그것은 노동이 대가이므로.
마찬가지 논리로 120억짜리 영화에서 연예기획사가 제작사에게 50%의 흥행지분을 나누자고 한다면 기획사는 제작사 측에 60억을 투자해야 한다. (며칠전 보도자료에 기획사측에서 뭐 콘티회의도 참석하고 아이디어나 아이템 회의에도 의견을 내놓고 시나리오 구성에도 참석했다. 우리도 제작에 참여했다고 하는데 그게 60억의 가치가 되냐?)

아무튼 이번주에 펼쳐진 강우석의 프로레슬링 한판.
정말 멋졌다! 그는 정말 대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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