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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오후, 기산면사무소 직원들이 퇴근 수속을 밟는 중에 병성한의학연구소장인 김씨가 마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산선언을 발표했다.

다음은 선언문 전문.

가공식품이 출현한지 반세기가 지난 지금, 지난 수만년 동안 인류가 섭취하던 자연식품들이 하나씩 경쟁력을 잃어가고, 대신 그 자리를 값싸고 편리한 반면 인류의 건강을 조금씩 지속적으로 위협하는 가공식품들이 차지하고 있는 슬픈 현실이다.  지구인들은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유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우리 선량한 지구인들을 가공식품으로부터 지키고 19세기 이전의 건강했던 식생활로 돌아가기 위하여 국가, 정부, 국민들이 해야할 행동강령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 최소한 식생활에 있어서만큼은 그 어떤 가치보다 인류의 건강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정책이 논의되어야 한다.

-정부는 모든 가공식품이 건강을 해치는 정도에 따라 적절한 '건강부담금'을 부과해야한다. 설탕 10그램당 최소 천원 이상의 건강부담금이 부과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항생제 범벅된 사료와 배란촉진제를 사용하여 단가를 낮춘 계란에 건강부담금을 강제부과함으로써 자연상태에서 생산된 계란들이 경쟁력을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을 통해 궁극적으로 항생제와 배란촉진제로 오염된 계란들을 퇴출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모든 가공식품의 매스미디어 광고를 불허해야 한다.
(드라마에서 라면을 먹는 행위라든지, 아이에게 최악의 식품인 아이스크림을 사준다든지하는 장면들까지 규제해야한다.)

-공공장소에서 가공식품을  판매, 섭취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

-공공건물에서는 가공식품을 섭취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확보하여 가공식품에 중독된 자들의 금단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제공해야한다. 지역보건소에서 중독자들을 위한 교실을 개설하는 것도 필요하다.

-초중고 교과목에 '인내'과목을 신설하여 지구인들이 20세기 중반 이후 잃어버린 공복감, 피로, 갈증을 학습하도록 한다.

-만 20세 이하의 지구인들에게 과자와 아이스크림, 음료수 기타 건강을 해치는 음식물을 제공할 수 없도록 한다.

-모든 가공식품에는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표기를 하도록 한다. 큼지막하게.

-식품에 사용되는 모든 첨가물을 표기하도록 해야한다. (기자주: 현행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100만 가지 성분을 넣었다하더라도 5가지만 표기하면 되도록 규제가 완화되어 있음. 뭘 넣더라도 안 죽으면 그만.)

-기존의 식품관계 범죄인들에게 내려지던 벌금, 징역형과 더불어 함무라비 법전의 정신을 도입하여 범죄인 자신이 만든 식품을 스스로 섭취하여 모두 없애도록 하여 반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범죄인에게 반성할 기회를 박탈하여 재범행위를 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사법부의 직무유기에 다름아니다.

-벌금을 부과함에 있어서 손해배상이 아닌 징벌적 개념을 도입하도록 한다.더불어 사회적 여건이 성숙된다면 음식갖고 장난치는 분들의 3대를 멸족하고 그 식솔들은 추자도나 흑산도에 유배시켜 라면과 햄버거, 이스크림만 먹도록하는 제도를 고려해볼만 하다.

-국민의 건강을 해치는 각종 과자, 빙과류, 음료수를 공급하는데 앞장서온 롯데제과, 농심, 삼양라면, 팔도도시락, 오뚜기, 동양오리온, 크라운, 해태, 동아오츠카, CJ, 칠성, 동화제약, 광동제약, 맥도날드, KFC, 롯데리아, 버거킹, 베스킨라빈스, 뽀빠이스 같은 악덕기업주들은 깊이 각성하고 지구인 앞에 무릎꿇어라. 즉각 기업 청산 후 남는 자산을 모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자진헌납할 것을 촉구한다.


국내외 언론들은 이날 갑자기 기산선언이 발표되자마자 전세계로 타전하는데 여념이 없었으며 학계 일각에서는 기산선언이 리우선언과 교토의정서에 버금가는 파괴력과 의미를 갖고 있다고 호평했다.

한편 이날 선언문을 낭독한 김씨는 찬장에서 설탕통을 찾아내어 지소 앞 화단에 때이장치는 퍼포먼스를 보여 면민들을 감동케했다.

<사회부/기산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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