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분이 뭐냐고?

Essays 2005. 8. 29.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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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필요한 물질이 대략 10만가지라고 한다.
물론 다 밝혀지진 않았다.
한의에서 가장 유명한 브랜드. 인삼.
그 인삼을 갖고 임상시험한 건 하나도 없다.
그리고 성분분석? 사포닌? 아주 초보적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우리는 인삼에 뭐가 들어있는지 모른다.

인삼뿐인가?
쌀도 마찬가지다. 쌀에 어떤 미량의 성분들이 얼마나 들어있는지 모른다. 상추, 고추, 깻잎, 마늘, 다마네기, 밀, 보리, 돼지고기, 닭고기....우리 입으로 매일 먹어대는 것에 뭐가 들어있는지 모르면서도 먹는다.
수천년 수만년 수억명의 인간들이 먹어대고 있다.
그럼, 성분도 모르고 조상들이 먹었으니 우리도 먹자. 이게 옳은가. 물론 옳지 않다.

내가 즐겨 쓰는 구미강활탕 안에 들어있는 물질은 뭘까? 구미강활탕 안에 들어가는 약재들에는 대략 3만6천가지 성분이 들어있다고 알려져있다. 그리고 전탕이라는 과정을 거치면서 13만가지 성분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그 걸죽하고 쓴 액체의 성분이 뭐냐고? 나도 성분이 궁금하다.
너 돈 좀 대라. 엄마한테 얘기해서 8천억 정도만 좀 빌려달라고 해. 그럼 발산해표약들을 한번 검사해볼 수 있을 거야.

키위 안에는 비타민이 참 많다고들 하지.
물론 경남제약 주식회사에서 만든 레모나 2g짜리에도 비타민이 많이 들어있지. 내 책상에는 레모나 120포가 들어있는 동그란 통이 하나 있는데 이 안에는 모두 240그램의 레모나가 있지. 나는 이 통안의 레모나를 10분 안에 다 먹어버릴 수 있어.
사실 난 레모나 1킬로그램도 다 먹을 수 있지. 돈만준다면 하루에 10킬로도 먹을 수 있어.
그러나 키위는 그럴 수 없지. 나는 한번에 키위 스무개 이상 못 먹을거야. 아마 배가 터지려고 할 거거든. 아무리 돈을 많이 줘도 위장의 부피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난 돈을 많이 못 벌거야. 망할놈의 위장같으니!!
왜 키위에는 비타민 말고 쓸데없는 섬유질이랑 다른 성분들이 들어있는 것일까. 참 젠장할 일이지.
키위를 먹는 게 좋아? 왜 좋아? 임상시험했어?
사실 키위를 먹는게 좋은지 안 좋은지 아무도 모르지.
얼마전에 그거 봤어? 양계업협회에서 자금을 지원해서 계란노른자에는 콜레를 떨어뜨리는 물질이 같이 들어있으니 안심하고 계란드시라고.
실제 미국에서 그 프로젝에 참가한 모 연구원은 이렇게 말했지. "계란은 말이에요. 하루에 하나는 먹어도 해도 득도 없는 그런거더라구요."
정확히 표현하자면 해가 뭔지 득이 뭔지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게 맞지. 우린 모르는게 너무 많지.

이봐, 내가 9천억을 줄테니까 공장에서 무기물로 키위를 조제해봐. 아니 1조5천억을 줄테니 공장에서 인삼을 한번 만들어보라구. 애기인삼 세포 뜯어가서 배양하는거 말고.

자연물은 정제할수록 강력해지지. 대표적인게 설탕이지. 사탕수수 1킬로를 씹어먹으면 입만 아프지. 크게 달진 않지. 하지만 설탕 100그램을 입에 넣어봐. 거의 뿅간다고.

한약이라는 거 참 "소프트"하면서 "느린" 그런 어려운 분야인 거지. 설탕처럼 한방에 보내버리는 강력한 거라면 훨씬 처방내기 쉬웠을거야.

혹시 이런걸 바라는거 아냐?
한의고전에 나오는 어떤 처방을 표준화해서 대규모 임상시험을 펼친 끝에 몇가지 탁월한 효능을 발휘하는 처방들을 선별해서 실험실에서 엄청난 작업 끝에 성분들이 다 밝혀지고 그 작용기전이 모두 드러나고 각종 임상시험으로 안전성이 확보되면서 일선 한의사들이 마침내 과학적으로 검증된 '한약'을 투약하게 된다.

나의 대답은? 풉...!! 이다.


사족인데, 환자에게 아주 좋은 보약을 처방해줬는데말야. 근데 이 환자가 선불금도 안 내고 약도 안 찾아가더라는거지. 이럴때 한의원 원장들은 뻑이 가지 뻑이 가.
그럼 버리냐고? 물론 버리지.
하지만 그 환자 약을 퍼먹는 원장도 있어.(보중익기춘방가녹용 같은거말야.)
양의들에게 환자가 약 안 찾아갔다고 지가 퍼먹는 한의사가 어떻게 비칠까. 정말 쇼킹하지.


오늘의 결론: 사실 나도 쥐뿔 아는거 없지. 후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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