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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프라하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씨. 프라하로 들어올 때 생애 처음으로 야간열차를 탔는데, 프랑크푸르트 플랫폼에 서 있는 녹색 기차를 보고 거의 기절할 뻔 했다고.(한국전쟁때 피난가는 열차 컨셉 ㅡ.,ㅡ) 안 탈 수가 없어서 타긴탔지만, 평생 다시는 안 탄다고 일성.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김씨는 "프라하에 들어온 지 이틀째다. 런던이나 독일과 참 다른 분위기다. 런던은 걔들 자부심, 프라이드를 느낄 수 있었는데, 똑같은 다리와 성을 프라하에서 보는데도 여기서는 되게 슬프다. 런던의 공원은 런던시민을 위해 만든것이지만, 프라하의 공원과 거리는 프라하 시민을 위한 것이 아닌 것 같다. 프라하에 패키지로 왔다가 잠깐 머물다 간 사람은 카를교를 보고 프라하가 예쁜 도시라고 생각하겠지만, 어제 카를교를 지나 성 뒤쪽 골목을 따라 걷는데, 앞 모습과 달리 너무 가난하고 서글픈 도시였다. 특히 밤늦게 전등 하나 없는 깜깜한 버스정류장에서 만원버스를 기다리는 수십명의 프라하 시민들을 보니 마치 내가 평양에 와 있는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로등도 어둡다. 주인 아줌마 말로는 절약이 몸에 배여서 그렇다는데, 가난하기 때문이라는 게 더 솔직한 표현 아닐까? 영국이나 독일은 밤에도 상점 문에 불을 다 켜놓던데.ㅡ.ㅡ;;; 잠깐 갔다온 독일의 작은 시골 에슬링겐이 솔직히 프라하보다 더 좋았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고. 보도블럭과 잔디상태만 봐도 그 나라의 국력과 수준을 알 수 있다. 프라하 성의 근위병 교대식도 그들의 자부심을 느끼기보다는 왠지 어릿광대들처럼 보인다.  아무튼 프라하라는 도시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깊은 보리밥 위에 얇은 쌀밥을 깔아 아름다운 척, 위장하고 있는 도시. 이곳 사람들 물론 착하다. 내가 시내 식당에서 유로화지폐를 넣어 잘못 계산했는데도 알아서 돌려줬다. 그런데 어제 다른 레스토랑에 갔더니 영어메뉴 달라니까 없단다. 우린 체코어밖에 없다고 획 돌아서는 종업원을 보니 참 뭐라 말해야할지...공산권이어서 그런가...서비스정신이라는 개념이 없는 것 같다. 프라하에서 사흘동안 뭘 알겠냐만은..암튼!!개인이든 나라든 부유하고 강해야한다."


한편 김씨의 일행 3명은 어제 저녁 7시경, 프라하 시내 국립극장에서 마술피리 인형극을 보고 나와서 울었다.

너무 재미없어서!!

김씨는 "우리가 300년이라는 시간과 한국인이라는 공간을 뛰어넘기는 힘들었던 것 같다. 이걸 300년전에는 프라하 시민들이 열광하며 봤을지 몰라도 현재의 내가 보기엔 정말 재미없는 시간낭비...마찬가지로 300년 후에 미션임파서블 쓰리를 보고 후대인들은 되게 재미없다고 생각할지도..."라며 인형극에 죄를 물을 수는 없다는 논지로 짤막하게 논평.


3일간 프라하에서 짧은 휴식을 취한 김씨는 4일 오전 기차를 타고 빈으로 이동해 이틀을 쉬고 다시 감머구트를 보기 위해(런던에서 만난 교민아저씨의 강추로) 6일 7일 바트이슐에서 이틀을 보낸 후 뮌헨에서 이틀을 보내고 인스브룩에서 하루 그리고 다시 베로나에서 이틀을 보내며 베네치아를 다녀올 예정이다. 생각보다 야간열차를 넣지 않고 일정을 짜는 게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기자주: 기사를 작성하고 있는 이곳은 해피인프라하라는 교외의 민박집인데, 아주 조용하고 넓고 투숙객은 우리밖에 없다. -혹자는 어떤 도시의 이미지는 숙소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했는데,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여기는 마치 집같다- 여기서 오전 내내 뒹굴며 인터넷으로 숙소 예약하고 지도 보며 놀고 있다.지금 유럽이 다 그렇지만 이 동네는 해가 안 빠진다!!!! 오늘 오후 3시쯤 어슬렁거리며 시내로 나갔다가 야경을 보고 들어올 예정.)

<프라하/유럽현지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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