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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cellent Doctor's Misunderstanding -EDM 현상에 관하여
부제: 김사물, 최오적이 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

                                      -병성한의학연구소 연구원 bk박사



프롤로그: 김씨는 이미 GMJ를 통해 한국 한의학이 쿡 메디슨이자 에세이 메디슨이라는 충격적인 연구결과를 발표하여 국내 한의학계를 충격에 빠뜨린 바 있다. 하지만 김씨가 어떤 사람인가. 힘없는 일개 시골 공보의 아닌가. 감히 그런 마이너리티의 표본인 그 녀석이 엑셀런트 닥터들을 까고 나섰다. 김씨, 이제 막나가자는 건가.


1. 한의들이 임상을 접하면서 참으로 난감하고 난감한 경우는 다음이 아닐까.

-책에 나온대로 고대로 했는데 전혀 나아지지 않았을 때

이런 경우 둘 중에 하나다. 책이 잘못 됐을 경우이거나 내가 잘못 했을 경우. 대개의 경우 후자의 경우로 결론내리고 만다. 내가 진단을 잘못했거나, 취혈을 잘못했거나, 약재에 문제가 있었거나 하다못해 약탕기 호스에 때가 껴서 그렇거나...

한의사들, 너무 착하다.

한국 한의계에서 인정받는 명의가 되는 방법은 몇가지 루트가 있으나 가장 쉽고 저렴한 방법은 한의사를 동원하는 것이다.


임상경험을 쌓는다.
최소 10년은 필요하다.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한의사들을 끌어모은다.<이 단계가 가장 중요하다.>
못 이기는 척 강의를 한다.
강의료는 비쌀수록 뭔가 있어 보인다. 최소한 두당 100만원은 받아낸다.
책을 낸다. 수필집형식으로 낸다. 이거 해보니까 좋더라구.라는 식으로 쓰면 아무도 책임지우지 않는다. 내가 해보니까 좋더라는건데 누가 태클할쏘냐.
여력이 되면 학회도 만든다.

많은 이들이 명의가 쓴 임상메뉴얼을 가장한 수필집을 산다.
책에 나온대로 그대로 해본다.
될때도 있고 잘 안될때도 많다.

자기가 끌고가기 어려운 환자를 그 '명의'에게 보낸다.
명의는 흔쾌히 받아준다.
오래 치료받게 한다. 진료비도 늘어나게 된다.
낫지 않는다.
환자는 포기하고 명의를 다시 찾아가지 않는다.

명의는 그 환자가 '나아서 오지 않은 것'이라고 잊어버린다. 명의에게 '왜 안 낫냐'고 컴플레인 하는 환자 거의 없다. 동네 만만한 한의원와서 뒤집을지언정. ㅡ.ㅡ;;; 거기서 약 먹었으면 거기서 물어봐야지 무슨약인지도 모르는 나한테 왜 물어보냐고. 된장!

(제일 골때렸던 일은 몇달전 일침한의원에서 침맞고 온 환자가 나에게 욕하던 일....대부분의 환자들이 명의들 앞에서는 찍소리도 못하고 동네 한의사는 만만하니까 와서 퍼붓는다.)

명의는 찾아오지 않은 환자는 모두 나았다고 간주하고 그 내용을 책에 첨가한다. 그가 상상한 그 나름대로의 소위 '이론'은 더욱 고착된다. 내가보기엔 '우기기'에 가깝지만...(김사물, 최오적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물탕과 오적산을 폄훼하려는 것은 아님 ㅡ.ㅡ;;)
이러이런 치료를 했더니 '낫더라'고...
그리고 또 어리버리 한의사들은 그 책을 산다.
읽어보면 못 고칠 병이 없다.
그대로 해본다.
잘 안된다.
고민한다. 자책한다.
취혈에 문제가 있나. 나의 진단이 잘못 되었나?
그리고 열심히 책을 읽는다.

이런 풍토라면 백만년이 지나도 오류는 수정되지 않는다. 적어도 실패했다면 어느 단계에서 잘못 되었는지는 알아야할 것 아닌가.

한의들의 문제는 어떤 명제를 들을 때 '누가' 그 말을 했느냐에 권위를 준다. 누가 말했냐보다 실제로 더 중요한 것은 누가 말했든 '무엇'을 근거로 그 말을 했냐는 것인데 말이다.
그게 안 되니 무협지처럼 사부를 찾아 강의를 찾아 돌아다니는 것이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구라'에 가까운 내용들이 현대 한의사들에 의해 공식적으로 '폐기'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이러니 한의사들 하는 말이 모두 제각각이고 아직도 아들낳는 한약을 처방하는 한의사가 있는 것이다.



2. follow up에 취약한 한의의 구조적 문제
한의들이 가진 팔로업은 이것이다.

"저번에 약 먹고 어땠어요?"

그리고 환자가 대답한다. '뭐 약간 좋아졌어요' '괜찮았어요' '아, 좋던데요'
[수동적 모니터링]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좋긴 뭐가 개뿔이 좋냐고. 나도 더이상은 안 속는다. 특히 친척들!!!
앞으로 한의는 환자가 어떻게 씨부리냐에 상관없이 의사의 객관적 진단과 추적판단이 가능한 [능동적 모니터링]의 장치를 개발하지 못한다면 한의들은 영원히 지금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미래는 없다. 하다못해 한의들이 공유할 수 있는 '표준언어'와 '스코어'라도 만들어야할 것이다.



3. 나타나지 않은 환자를 어떻게 할 것인가.
나는 처음에 진료를 받고 나타나지 않은 환자들은 '병이 나은 환자'이거나 '안 나아서 다른 병원 찾아간 환자' 둘 중에 하나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나타나지 않는 환자의 대부분이 '낫지않아서 다른 곳으로 간 환자'라는 사실을 알게됐다.
그리고 그것은 의사의 실력과는 무관하였다. 명의에게 진료받아도 낫지 않을 경우 한마디 소리없이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결국 '낫지 않은 환자'에 대한 팔로업이 거의 전무한 것이다.
여기에 오늘의 핵심인 EDM 현상의 본질이 있다. 해결방법은 환자의 의견이 개입될 수 없는 능동적 모니터링의 개발 밖에 없다.



사족. 도대체 금기음식들은 누가 맨 처음 정한 것일까.
요즘 티비를 보면 무슨무슨 질환에 무슨 음식들이나 무슨 약재가 좋고 무슨 체질에는 무슨 음식을 먹으면 안되고하는 식의 정보들이 넘친다.
도대체 그런 정보를 맨 처음 생산한 자는 누구이며 그는 어떤 근거로 그런 정보를 생산하게 된 걸까.
약간의 권위를 가진 어떤 놈이 근거없이 서적이나 매스미디어를 통해 무슨 음식이 뭐에 좋더라..무슨 체질엔 뭐가 안 좋더라고 퍼트리기 시작하면 그 뒤로 수많은 사람들이 그걸 확대 재생산하게 된다.
그걸 먹고 좋아진 사람도 있겠지만 안 좋아진 사람도 분명히 있다.
아무도 검증하지 않는다.


이미 미국 내과학회에서는 특정 약물에 반응하는 인체의 감응도가 서로 다르다는 점에 주목하여 한의에서 말하는 소위 '체질'이라는 개념을 연구하는데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한의라는 것이 더이상 한의사들의 소유물이 아닌 시대가 됐다. 어리버리하고 있다가는 20년 내로 사상체질분야도 양의에 다 빼앗길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마디.
EDM 신드롬에 빠져있는 엑셀런트 닥터들이 모두 하나같이 주장하는 말은 다음과 같다.

"절대로 양약 먹지마라."

물론 그 명의들이 말이 맞을 수도 있지만, 책임지지 못하는 말은 하지 말자. 치료한답시고 붙들고 있다가 응급실에 실려가게 만들어놓고도 양약은 절대로 먹지 말라고 하는 명의를 보니 참 자괴감이 든다.
임상시험은 3차의료기관에서 정부의 허가를 득하고 학문적 타당성 위에 환자의 동의를 얻어 신중하게 시행하는 게 좋지 않나.



마지막으로 시조 한수.


환자없는 원장실에 앉아
이책 저책 뒤져보니
이 세상 안 나을 병이 없건만은
미치년 널뛰는 나의 침빨에
물에 물탄듯 나의 약빨
열심히 달리고 또 달렸건만
어두운 눈밭에 길을 잃고 말았구나
십년동안 올라온 산 내려갈 수야 없으니
아아 탓할 이 나뿐인가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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