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민과 이혜승

Essays 2005. 9. 3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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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이혜승의 모닝익스프레스를 들으며 비몽사몽을 헤매던 적이 있었다. 이 방송은 잠결에 듣다가도 벌떡 일어나게 되는데 방송이 재밌어서가 아니라 이혜승씨의 한국어 발음이 너무나도 이상하게 들려서이다. 어떨때는 화까지 난다.
아니 어떻게 저런 사람이 아나운서가 될 수 있었을까.

(병성바른생활연구소에서는 KBS 이지연씨와 함께 이혜승씨를 아나운서계의 양대 미스테리로 선정한 바 있다. 참고로 이지연씨는 자신을 지칭할때 "이지연 아나운서"라고 직함을 항상 뒤부분에 붙이는 인상적인 습관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를 칭할때는 아나운서 윤인구라고 하지 윤인구 아나운서라고 하지 않는다. 모르긴 몰라도 스스로 아나운서라는 것이 매우 자랑스러워한다는 게 온몸으로 느껴진다.)

아무튼 이혜승의 모닝익스프레스는 정말 듣기 고역이었다. 덕분에 벌떡벌떡 일어날 수 있었는데, 특히 레이인가 뭔가하는 여자와 하는 잉글리쉬코너는 뭘 의도해서 기획된 코너인지 모르겠다. 트레이닝되지 않은 영어 연습은 집에서 혼자 했음 좋겠다.
뭐 영어는 둘째치고 한국어 발음이라도 좀 제대로 했음 좋겠다. 온게임넷 엄재경 해설자의 발음을 처음 들었을때보다 가슴이 더 답답하다.

굿모닝팝스도 들어봤으나, 10년전 듣던 GMP가 아니었다. 그때 GMP는 주로 놀며 듣는 시간이었는데 지금은 거의 토익공부하는 컨셉... 아니 꼭두새벽부터 꼭 전국민에게 영어공부를 시켜야하나.

FM에서 6시에 뛰는 애들 중에는 MBC 유수민이 제일 낫다. 가장 어리고 위트가 있으며 순발력도 뛰어나다. 무엇보다 청취자에게 학습을 '강요'하지 않아서 좋다. 작가의 필력도 뛰어나다.(오늘 유수민의 멘트 중 '생일날 태어나기만 한 놈이 뭐 한일이 있나. 생일 미역국은 낳느라 고생한 어머니를 위한 것이다'는 대사는 그냥 듣고 흘리기 아까운 내용이었다.)

이혜승과 유수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혜승은 영어로 말할때 (되도 안하게) 미국사람처럼 보이려고 무쟈게 애쓰고, 유수민은 한국인 액센트가 강하게 들어간다는 점이다.

사진가들 사이에서 내려오는 격언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아마추어 사진가는 사진가처럼 보이려고 애쓰고, 프로 사진가는 사진가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애쓴다."

한국인이 영어로 말할때 한국어 악센트가 들어가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 아닌가. 요새 분위기를 보면 한국인이 정확한 문법과 내용으로 한국인 액센트가 들어가는 영어를 천천히 구사하면 뭔가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놈 취급을 받는다. 오히려 부정확한 문법으로 미국애들처럼 빠르게 발음하면 영어 더 잘하는 줄 안다.
(이건 한의원을 방문하는 환자들도 마찬가지인데, 침을 천천히 놓으면 마치 실력이 없는 의사취급한다. 번개같이 침놓으면 명의인가? 한의사들이 침놓는 시간과 실력은 정비례한다는 보고가 있다. 흥미롭게도 침놓는 갯수에는 반비례한다고.)

지난 9월 29일, 병성바른생활연구소에서는 SBS측에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 이혜승씨를 어디 좋은 아카데미로 다시 보내서 재충전시킬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사고: 대구MBC 방송에서 갑자기 사라진 나소연씨의 행방을 찾고 있습니다. 나씨의 최근 소재를 알고 계시는 분은 병성바른생활연구소 '그녀가 알고싶다' 취재팀으로 제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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