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과학

Gisan Medical Journal 2003. 8. 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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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비과학
1993년 겨울, 구영형이 한의대를 권했을때 내가 제일 먼저 한 말이 "형님 저... 한의학은 비과학 아니에요?"이다.

2.여인석
연대 의대에 여인석이라는 선생이 계시는데, 의사학 전공하시고 요새는 어디 계신지 모르지만, 이 분이 대한의사학회지에 발표한 논문 중에 '한의학의 병리이론'인가하는 게 있다.
거기보면 이 분이 경락을 '황도'의 개념에 빗대어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나의 평소 지론과 유사하다.
황도! 천구상에 태양이 지나가는 길이다. 물론 비과학적인 개념이다. 실제 태양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일 뿐이다. 과학으로 따져보자면 태양은 지나가지 않고 지구가 자전하므로 황도개념은 비과학에 틀림없다. 하지만 황도는 매우 "유용"하다.

3.천동설
요즘 천동설을 믿는 사람이 있는가? 없지. 하지만 별자리 관측할때 지동설보다 천동설의 개념이 훨씬 편하다. 지구과학 교과서에도 나온다. 별자리 관측할때 지동설로 한번 계산해보시라. 머리 빠개진다. 과학적이지만 유용하지 않은 것과 엄밀하게 과학적이지는 않지만 유용한 것 중에 택일하라면 당신은 무엇을 선택하겠는가?

4.해가 뜬다.
우리 생활은 얼마나 과학적인가 살펴보자. 우리가 무슨 결정을 할때, 과학의 과연 몇퍼센트나 기여하는가.
한의학이 비과학이라고 울부짖은 아해들에게 내가 꼭 해주는 말이 있다.

김씨: 야, 너 오늘 아침에 해가 뜬거 봤냐?
아해: 응
김씨: 해가 뜨냐?
아해 : ....
김씨: 해가 어떻게 뜨냐? 지구가 자전하는거지. 너같이 과학을 신봉하는 애가 어떻게 그런 무식한 발언을 할 수가 있어? 내일부터 해가 뜬다고 말하지말고, '으음 지구가 한바퀴 자전하는군'이라고 말해.

5. 인간은 점점 똑똑해지는가?
진화론의 영향인지, 아니면 서양의 직선적 역사관의 영향인지 모르지만, 아무튼 우리는 공자시대의 사람이 우리들보다 지능이 낮거나 무식할 거라는 착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옛날 책을 읽어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는 걸 단박에 느낄 수 있다. 그렇다고 내가 옛것이 무조건 더 좋다는 주장은 아닙니당 ^^ (동의보감이 400년전에 나왔다는 사실만으로 비판하는 것은 부당하다! 비판은 출간년도가 아니라 그 책의 내용을 갖고 하시길...)


6.정글
로컬은 정글이다. 양방이랑 자꾸 다투게 되는 것도, 같은 먹이(환자)를 두고 경쟁해야하기 때문이다.(그래서 치과와 한의과가 친한지도 모른다...서로 다툴 일이 없당. 의과와 치과도 친한편이지만 의과와 한의과는 친하지 않다. 이건 그냥 내 느낌이다.) 인터넷에서 난무하는 이데올로기적인 논쟁은 의미없다. 세네카가 2천년 전에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당신이 입으로 말한 것을 행동으로 증명하라.'

칼자루는 환자들이 쥐고있다.



7.의사들의 불신
요즘 들어 의사들이 한방에 대해 욕하는 걸 부쩍 자주 듣는다.
예전에 모산부인과 의사가 나에게 '어떤 환자가 자궁암으로 치료하던 중, 퇴원후 한약먹고 치료하다가 결국 화학요법치료시기를 놓친 적이 있다'고 한의사들은 왜 그러냐는 식으로 나에게 불만을 표시한 적이 있다.
물론 그 환자가 먹었다는 것이 한의사가 처방한 한약인지 집에서 달여먹은 민간탕액인지 확인된 바 없다. 의사들은 환자가 한약먹었다고 하면 어디서 뭘 먹었는지 더 캐묻지도 않고 그저 한의사가 줬을 거라고 욕만한다. 환자가 한약이라고 말하면 그걸 다 한의사가 옴팡 뒤집어 쓰는 거다. 그게 굼벵이든 개소주든간에...

8.원인이 뭐냐
이익단체인 한의사협회에 아쉬울 따름이다.(음 이런말 하면 내 얼굴에 침뱉기지만...)
부항, 침 이런것들 전부 다 한방의료행위이다.

면허라는 게 다른게 아니다. 한의사 외에는 이런 거 하면 설사 돈 안 받아도 다 감방가는 것이 면허제도다. 조리사자격증 없이 김치찌개 만드는 건 괜찮지만, 한의사면허증 없이 침 놓으면 감방간다.(자격과 면허는 엄연히 다른 개념임에 주목. 한의사는 면허이고 변호사는 자격이다.)

근데 시중 의료기 상사가면 침, 부항기 이런거 막 판다. 우리나라는 제약회사 아니면 약을 못 팔게돼있고, 약사면허증 없으면 제약회사로부터 약을 구입할 수 없다. (내가 화이자에 전화해서 비아그라 사고싶다고 하면 걔들이 파나??) 근데 침 만드는 회사에서는 일반인들에게 침을 무한정 팔고 있다. 이게 야매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복지부 장관의 직무유기에 다름 아니다. 우째!! 이런 일이....ㅠ.ㅠ  원래 이런 의료기구를 한의원에 공급하는 것 외에는 팔면 안되는 거다.

결론은 우리가 야매에 대해 너무 관대한 것 같다는 거다. 야매가 하도 설치다보니 걔네들이 한 짓까지 한의사가 뒤집어쓰고 욕먹으니 문제다. 문제!

이잇, 써놓고 보니 내 욕이당...-_-
제목과도 맞지않군. 죄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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